'진퇴양난(進退兩難)';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를 뜻하는 말로 '진퇴양난에 처하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길에 빠졌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블랙록, 라파즈 그리고 토탈에너지'에 꼭 적합한 말은 아니지만 기업이 국제분쟁 또는 정책, 적대적 국가 등에 대한 지원 등으로 비난과 벌금, 제재 등의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국민연금이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요 가해 기업 중 하나인 옥시 레킷벤키저(Oxy Reckitt Benckiser) 영국 본사의 지분 약 3400억 원과 일본 전범 기업들의 지분 약 2조851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신에츠화학(직접 1627억 원, 위탁 1963억 원), 도요타자동차(직접 2772억 원, 위탁 633억 원), 구보타(직접 545억 원, 간접 622억 원), 다이킨공업(직접 1036억 원, 위탁 65억 원), 미쓰비시전기(직접 722억 원, 간접 196억 원), 코마츠산기(직접 597억 원, 위탁 196억 원)을 일본 전범기업에 대해 투자하였다. 기사원문

국민연금공단은 일본 전범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기준을 묻는 고영인 의원실의 질의에, 일본 전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별도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투자 제한의 대상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한 바에 따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모호한 답변만을 보내왔다라고 한다. 기사원문





블랙록의 보이콧 역설(逆說), ESG 투자시대를 연 블랙록이 미국 전역에서 반(反) ESG 먹잇감으로 전락..."전쟁이 투자 셈법 바꿨다" 

블랙록은 1988년 설립된 펀드회사로 1992년 MBS(모기지저당증권) 시장에 진출하였고 1999년 닷 컴 버블 이후로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자리에 올랐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로의 투자 붐을 촉발하기도 했지만 세계적인 석유 회사들에 투자한 사실이 밝혀져 ESG에 역행했다는 비판을 받는 기업이기도 하다.
 
블랙록의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Laurence Douglas Fink)는 CEO에게 전하는 연례서한에서 금융업의 근본적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기후 리스크는 곧 투자 리스크,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도록 기업들에 요구한다. "기후 변화에 대한 다양한 예측치 중 어떤 것이 가장 정확한지 아직 알 수 없으며, 우리가 지금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정확히 알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부정할 수 없다. 전세계 정부, 기업, 그리고 주주들은 반드시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주주를 위한 공시 개선은 기업이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폭넓게 이해관계자들을 아우를 수 있어야만 장기적인 이익 달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공시내용과 대화를 통해 기업들이 이러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 및 감독하고 있는지, 미래에 대해 적절히 대비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공시가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블랙록을 포함한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이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메시지 원문 : https://www.blackrock.com/kr/larry-fink-ceo-letter
 
블랙록의 보이콧 역설을 알 수 있는 외신 뉴스는 다음과 같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브록필드 파이프라인 입찰 참여...ESG 강조하며 화석연료에 투자 ‘모순’ (원제 : BlackRock, Brookfield Pipeline Bids Underscore an ESG Dilemma) 기사원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화석 연료 주식 매각 약속 불구 1년간 석탄회사에 8억 달러 투자 (원제 : BlackRock holds $85bn in coal despite pledge to sell fossil fuel shares) 기사원문 ESG 선도한 美 블랙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계기로 ESG 투자 축소  (원제 : Los gigantes de la gestión más avanzados en ESG) 기사원문

블랙록, ESG 역풍…美 텍사스에 이어 플로리다에서도 블랙록 보이콧. 즉, 주정부는 화석연료 사업이 경제의 버팀목이고 친(親) 화석연료 정책 때문에 블랙록의 ESG 기후위기 보다 주정부의 에너지 위기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주주들은 기후 관련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블랙록의 공격적인 탈석탄(?) 정책으로 텍사스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주정부들의 눈 밖에 났다고 한다. 참고로 텍사스는 미국 최대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지다. 

참조할 외신뉴스는 다음과 같다. 미국 기업의 환경·사회 정책 둘러싼 전쟁 가열...텍사스, 블랙록·크레딧 스위스·USB·BNP파리바 ESG블랙리스트에 올려 (dnjswp : Companies attack Texas over ‘politicised’ ESG blacklist) 기사원문 텍사스에 이어 플로리다에서도 미국 국가안보 위태롭게 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보이콧 절차 시작 (dnjswp : BlackRock, Schroders, Jupiter on Texas investment blacklist over ‘fossil fuel boycott’) 기사원문 


라파즈, 말 못하는 '속앓이'

라파즈(Lafarge SA)는 시멘트 , 건설 골재 및 콘크리트를 전문으로 하는 세계 최대의 프랑스 시멘트 제조업체이다. 1833년 조셉 아우구스투스 파빈 라파즈(Joseph-Auguste Pavin de Lafarge)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2015년 라파즈는 홀심(Holcim)과 합병하여 라파즈홀심(LafargeHolcim) 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회사가 설립되었다 . 2021년 홀심그룹으로 사명 변경되었다. 라파즈는 2013년에서 2014년 사이에 테러 단체 ISIS 와 알누스라 전선(al Nusra Front)에 시리아 시멘트 공장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 592만 달러를 지불한 혐의로 테러 자금을 조달하고 반인도적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위키피디아) 한국의 경우, 한라시멘트가 1997년 외환위기 시기에 라파즈에 매각되었다 2000년 1월 합작법인인 라파즈한라시멘트(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나무위키)

2022년 10월 18일(=현지시간) CNBC에서 '프랑스 시멘트회사 라파즈, 테러집단 ISIS 지원 혐의로 7억7700만 달러 벌금 (원제 : French company fined $777 million and pleads guilty to paying ISIS as terror group killed Westerners)'를 보도했다. 기사원문   

라파즈는 2013년 8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시리아 북부의 시멘트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테러 단체 ISIS에 총 6억8000만 달러(약 9681억원)를 지불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벌금 벌금 7억7800만 달러(약 1조1065억원)을 납부하고 3년간 보호관찰 기간을 갖는데 동의했다는 것이다.
 
참조 : https://www.cnbc.com/2022/10/18/lafarge-cement-to-plead-guilty-pay-more-than-700-million-on-charges-of-bribing-isis-as-terror-group-killed-westerners.html

CNBC는 이 사건에 대해 기소된 사람은 없지만 당국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1년 9월 10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보도에 의하면 프랑스 시멘트 거대 기업인 라파즈와 시리아 ISIL(ISIS)과의 관련 혐의로 인해 프랑스에서는 무장 단체 자금 조달에 다국적 기업의 공모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프랑스 대법원은 “라파즈 SA가 어떤 혐의에도 유죄라고 결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자지라는 프랑스 일간지 Liberation과 터키 Anadolu Agency가 발행한 문서에 따르면 프랑스 정보 당국은 2014년 라파즈와 ISIL 간의 합의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4년 사이에 라파즈와 프랑스 국내, 해외, 군사 정보국 사이에 30번 이상의 회의가 있었으며, 엑서터 대학교 전략 및 보안연구소(University of Exeter's Strategy and Security Institute)의 대테러 및 보안 전문가인 탈라 압둘라자크(Tallha Abdulrazaq)는 "라파즈는 스파이 활동과 정보 수집 목적을 위해 프랑스 정부와의 공모로 시리아에 주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틴 전쟁은 기업 소송 동반...'토탈에너지'를 시작으로
 
참조 : https://www.magictech.it/ultime-notizie/la-guerra-di-putin-porta-i-rischi-del-contenzioso-aziendale/8957/

최근에 러시아 군 기지에 항공기 연료를 공급한 혐의에 대해 프랑스에 기반을 둔 ‘다윈 클라이막스 연합(Darwin Climax Coalition)’과 우크라이나 단체 ‘라좀위스탠드(Razom We Stand)는 토탈에너지가 전쟁 범죄에 가담했다고 비난하면서 파리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기사원문

프랑스의 토탈에너지(TotalEnergy)는 유럽에서 프랑스, 독일, 폴란드, 베네룩스에서, 아시아에서는 중국,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 폴리네시아, 아프리카, 카리브 지역에도 진출해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은 대다수의 국가에 진출해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를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한화그룹과의 합작법인인 한화토탈에너지스를 운영하면서 석유화학제품 및 에너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자동차 관련제품의 경우, 이수화학과 기술제휴를 맺다가 에쓰오일이 토탈이수오일을 인수함으로 에쓰오일-토탈에너지스 윤활유로 변경되어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석유화학제품 기업인 Total Petrochemicals USA을 설립해서 운영하는 등 전세계 각지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그리고 서양의 메이저 석유/천연가스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란에 진출한 이후 철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며, 2017년에는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와 계약을 하고 세계 최대의 가스전으로 확인된 사우스파르스(South-Pars) 개발권을 확보했다. 또한, 2018년 기준 비중동권 석유 회사 중 중동에서 가장 많은 석유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나무위키)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다국적 기업들이 590억달러(약 75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긴박했던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해 자산을 매각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탈에너지처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이나 기타 분쟁에 노출된 기업들은 점점 더 국제형법에 따라 기소될 위험에 처해 있다.


엄격한 ESG 평가체계 마련의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기업들의 태도...모순적 상황을 만들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승복을 하면서도 막상 내부적으로 엄격한 ESG 기준 도입에는 머뭇거리는 것은 기업에 있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신한진 기자 ep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