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尹 대통령 욕설 논란, ‘동영상’과 ‘외신’타고 세계 퍼져
  • - 양극화된 한국 이데올로기가 불러온 갈등과 비극
  • - 욕설이든 아니든 이미 엎어진 물…경제안보 참사
  • - 좋은 것 보다 나쁜 것 더 오래 기억돼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기업이 명성을 쌓는 데는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리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또 에델만 그룹 조사에 따르면 기업에 대한 나쁜 뉴스는 2시간 30분 안에 전 세계의 25%에 퍼지고 나머지 75%는 24시간 이내에 퍼진다고 한다. 기업이나 국가가 '뉴스 위기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한국외신뉴스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행사장 ‘발언(여기서 ‘비속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최종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단어’이기 때문임)’ 논란에 대해 소고( 小考)한다. 

논란’의 개요
尹 대통령의 ‘발언’ 논란은 미국 뉴욕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지난 21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2일) 당시 행사를 촬영하던 기자의 영상 카메라에 찍혔고, 새벽 6시 28분에 벙송에 송출되었다. 이후 MBC는 이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9/22 10:07)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출처=MBC 동영상 원본(9/22) : https://www.youtube.com/watch?v=JY5w7_v7n_c


이후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이를 비난하고 한국 언론들과 외신이 가세하면서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논란’의 MBC 동영상은 26일 조회수 570만회을 돌파했다.

AFP통신은 22일(현지시간) “이미 낮은 지지율과 싸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켜진 마이크’(hot mic, 화자도 모르게 켜져 있던 마이크)를 타고 나간 미국 비하 발언으로 다시 곤경에 빠졌다”고 가장 먼저 보도했고 이를 SCMP에서 인용했다. (현재는 AFP 뉴스와 동영상을 찾을 수 없음) 이후 Bloomberg, CNN, BBC, The Guardian, Reuters(뉴스 삭제됨), Yahoo JapanMSNBC를 통해 일파만파 세계에 알려졌다.


한미관계 훼손보다 더 우려되는 대통령실의 어설픈 해명
이 사건은 한미관계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대한민국의 외교가 국제사회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언론과 야당의 공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라고 했고, 한덕수국무총리와 대통령실의 부실한 대응은 오히려 더 많은 논란을 만들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미 의회가 아닌 '야당'에 대해 한 얘기였다고 해명하였다. 발언 중 '바이든'으로 해석되는 단어도, '날리면'이 맞다고 했다. 즉, "국회에서 이 XX들이 (야당이 오늘 약속한 공여금을) 승인 안 해주고 (예산안을) 날리면 (내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은혜 홍보수석은 "여기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하였다. 이러한 해명(?)이 거짓말이라면 국민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한 것과 다름 없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동력은 크게 상실될 것이고 경제적 손실은 불가피하다.


야당 원내대표는 관심법(觀心法)으로 ‘동영상’을 읽었나
대통령실의 어설픈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실확인 과정에서 야당의 비난에 시차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즉, MBC가 이 동영상을 업로드하기도 전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막말’이라며 비난한 것이 문제로 지적된 것이다. 야당대표의 '발언'은 나중에 민주당 관계자에 의해 MBC 보도가 아니라, SNS를 통해 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위는 지난 25일, 해당 영상의 보도유예(엠바고) 해제 시점은 한국 시간 9월 22일 목요일 오전 9시 39분이었고 박홍근 당 원내대표가 해당 영상을 거론하며 '미국 의회를 '막말' 운운하며 비난한 것은 정책조정회의 시작 3분 만인 9시 33분이라고 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공작이라고 할 중대 사건이 된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말한 것과 달리 "국회에서 이 사람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다면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 국민 위험 빠뜨리는 일"이 되어 최초 보도한 MBC와 관계자는 책임에서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여야 공방에 옆구리 터지는 윤석열 국정운영
영국과 미국, 캐나다 해외 순방을 마치고 온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오전 출근길 문답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 진상 밝혀져야"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논란’의 공방을 가짜뉴스로 ‘국익 훼손’과 좌표찍기식 ‘언론 통제’, ‘정치 자해’ vs. ‘외교 참사’ 등의 난타전으로 몰고가고 있다. 여당은 “무책임한 보도에 조치 취할 것, 온갖 흠집내기에 순방성과가 묻힌다”하고, 야당은 "대통령 진솔한 사과는 끝내 없고 외교안보라인을 전면교체"하라고 요구한다.

같은 당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조차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해명에 "막말보다 나쁜 게 거짓말"이라며 작심 비판을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윤 대통령을 겨냥하여 "순간을간 모면하려고 거짓말하면 일이 더 커진다" 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BTS가 만일 국내에서 1년 동안 총 10회 공연할 경우 최대 12조2천68억 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여야의 공방이 계속 지속된다면 BTS 보다 몇 배 많은 경제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필자의 귀에는 尹 대통령의 ‘논란’의 소리보다 尹 정부의 ‘경제안보’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계속되는 외신보도에 경제 안보 무너질라...솔로몬의 지혜 필요
서두에서 발언 ‘논란’을 ‘막말’, ‘비속어’라는 용어로 쓰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진짜로 "국회에서 이 사람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다면 무슨 문제가 되는가? 이런 말도 못하면 '차라리 대통령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게 나을 것'이다.

국민들은 답답하다. 일개 유튜버인 가로세로연구소도 몇 시간 만에 분석하는 ‘소리’를 최첨단 방송음향 장비를 가지고 있는 방송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왜 확인을 하지 않는가? 그때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화 내용, 대통령의 입 모양과 소리의 음파 비교, 문맥과 단어의 조사 연결, 답변 등만 따져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첨단장비로 안 되면 BTS에게라도 물어 보라. 손실된 대한민국의 이미지와 경제손실을 아미들이 막아 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불안불시(佛眼佛示) 돈목돈시(豚目豚示)',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돼지로 보인다. 여당 인사들조차 ‘돈목돈시’하는 尹 대통령을 야당이라도 ‘불안불시’ 해주면 어떨까?
 

 

신한진 기자 ep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