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쏘시스템·Vertiv의 협력 확대가 던진 질문…가상 검증과 공장 제작의 가치는 실제 가동·비용·계약으로 확인해야 한다
파스칼 달로즈(Pascal Daloz) CEO
다쏘시스템은 2026년 10월 22일 Vertiv와 AI 데이터센터의 설계·구축을 가속하기 위한 협력 확대를 발표했습니다. 3DEXPERIENCE의 가상 트윈·시뮬레이션 역량을 Vertiv의 전력·냉각 인프라 및 NVIDIA DSX 기술과 연결해, 기존 SmartRun 작업을 OneCore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입니다. 회사가 제시한 ‘첫 12개월 누적 토큰 산출량 최대 약 30% 증가’는 조기 시설 준비를 가정한 모델 결과이며, 고객 실측 성과나 매출 증가율이 아닙니다. Polar 프로젝트의 실제 구축·가동 단계와 계약·재무효과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며, 향후 핵심은 고객의 조기 가동과 순편익이 반복 유료 계약·매출·이익으로 이어지는가입니다. www.3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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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을 무엇으로 평가해야 할까. 연산장비의 성능과 확보 물량은 중요한 기준이다. 여기에 한 가지 질문이 더해지고 있다. 확보한 장비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다. 다쏘시스템과 Vertiv의 협력 확대는 설계와 물리적 구축을 연결하는 능력이 AI 인프라의 사업 가치로 제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쏘시스템은 10월 22일 Vertiv와 AI Factory 인프라를 건설 전에 구성·시뮬레이션·검증하는 협력을 발표했다. 자사의 3DEXPERIENCE 플랫폼과 Vertiv의 전력·냉각 인프라 역량을 연결하고, NVIDIA DSX 기반 접근을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SmartRun 가상 트윈 작업을 OneCore 등 더 넓은 인프라로 확대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이번 사건은 최초 협력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6월 1일 Vertiv IR 자료에도 세 기업의 기술 연결과 OneCore 확장 방향이 등장한다. 확인되는 변화는 기존 로드맵을 확대하고 구체화한 발표다. 다만 계획의 구체화와 고객 현장의 구현 완료는 다른 단계이며, 이번 자료만으로 전체 구성의 상용 적용이 완료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사업 원리는 설계 단계에서 인프라의 관계를 검토하고, 검증한 구성을 실제 제작·설치로 이어가는 데 있다. 전력과 냉각, 연산장비와 네트워크는 서로의 요구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상 트윈은 이러한 관계를 디지털 환경에 표현해 변경의 영향을 검토하는 수단이다. 여기에 공장 제작 기반 구축을 연결하면 현장에서 수행하던 일부 조립·통합·시험을 앞단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 기업의 설명이다.


이 접근이 실현된다면 공급기업이 판매하는 가치는 개별 장비를 넘어설 수 있다.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장비를 받는 날짜와 함께 시설 전체가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해당 협력에서 도출되는 산업적 해석이다.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전체의 경쟁구조가 이미 바뀌었다는 통계적 결론은 아니다.


발표의 핵심 수치인 ‘최대 약 30%’는 이 차이를 잘 보여준다. 공식 모델은 구성·가상 검증을 약 30일에서 3일로, 정의된 인프라 배치 단계를 약 90일에서 45일로 줄인다고 가정한다. 합계는 120일에서 48일로, 72일 단축이다. 365일에서 각각의 준비기간을 제외하면 생산 가능일은 245일과 317일이다. 그 비율을 계산한 약 29.39%가 첫해 누적 산출량 증가 설명과 연결된다. 
 

여기서 비교기간은 시설 가동 후가 아니라 설계 착수 후 첫 12개월이다. 동일 설치 용량을 일찍 준비해 활용 시간을 늘린다는 모델이며, GPU 처리속도나 전력효율이 높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쏘시스템도 해당 수치를 고객 측정 결과와 구분한다. 따라서 이를 고객 매출이나 공급기업 이익의 증가율로 환산해서는 안 된다. 
 

전체 프로젝트의 일정도 별도로 봐야 한다. 일부 설계·배치 단계가 빨라져도 전력 연결이나 장비 준비 등 다른 과정이 지연되면 서비스 개시는 앞당겨지지 않을 수 있다. 확보한 자료에는 공장 제작·운송·인허가 등이 전체 일정에서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다. 모델의 계산은 일치하지만, 고객의 실제 가동을 설명하려면 공정 전체의 비교자료가 필요하다.
 

고객 프로젝트의 현재 위치에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Vertiv는 노르웨이 Polar의 Herøya 첫 41MW 단계에 공장 제작 기반 구축 방식을 적용한다고 설명한다. 반면 Polar 시설 안내에는 HER가 개발 중 IT 부하 41MW, 사전설계 단계로 표시돼 있다. 고객 페이지의 갱신일은 확인되지 않아 어느 설명이 최신 상태를 나타내는지 확정할 수 없다. 적용 발표를 설치·검수·가동 완료로 높여 읽을 수 없는 이유다. 
 

한국 산업에 중요한 질문은 이런 설계와 구축의 연결에서 어떤 역할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국내 전력·냉각 장비기업에는 제품 사양뿐 아니라 설계 도구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성정보와 검증 근거를 제공하는 능력이 검토 과제가 될 수 있다.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에는 여러 설비를 조율하고 설계 의도를 현장까지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수 있다. 이는 이번 발표로 국내 특정 기업의 수혜가 확정됐다는 뜻이 아니라, 경쟁력을 평가할 범위가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가에 관한 분석이다.
 

기회와 제약은 함께 존재한다. 장비가 참조설계와 반복 구축 체계에 포함되면 고객의 검토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 반대로 특정 플랫폼과 설계체계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 변경 비용이나 다른 공급사와의 연결 조건도 살펴야 한다. 이번 협력에서 배타성이나 공급사 제한이 확인된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위험은 실제 계약과 기술 조건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국내외 경쟁력 격차를 수치로 제시할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설계기간이나 구축비를 비교하려면 시설 용량과 공종, 전력 연결 상태, 장비 포함 범위, 현장 조건과 측정 시작점이 같아야 한다. 기업의 모델과 국내 프로젝트의 실제 공사기간을 나란히 놓고 한국이 몇 배 느리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비교 기준을 섞는 일이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해외 기업들이 설계·검증·구축의 연결을 사업 가치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경쟁력을 검증하려면 같은 업무 범위의 계획과 실적이 축적돼야 한다. 초기 구성에 걸린 시간, 설계 변경과 현장 재작업, 설치·검수와 실제 가동 시점, 전체 비용을 함께 기록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가 쌓이면 어느 단계에서 지연이 발생하고 어떤 방식이 재현 가능한 성과를 내는지 비교할 수 있다. 제품의 성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도 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도 여기에 있다. 가상 트윈을 구축하거나 시범사업을 수행한 실적에 더해 실제 시설의 일정·비용·운영 준비와 연결됐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모델의 정교함만으로 경제적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는다. 설계정보를 누가 갱신하고 결과에 어떤 책임을 지는지, 공급사 간 데이터가 어떤 조건에서 연결되는지도 검토 대상이다. 이는 특정 지원정책의 효과를 단정하는 주장이 아니라 실증 결과를 비교 가능하게 만드는 평가 방향이다.
 

수익화에는 다시 계약이 필요하다. 고객이 조기에 시설을 준비하더라도 유료 수요와 이용률이 뒷받침돼야 매출이 생긴다. 추가 설계·제작·통합 비용을 제외해야 순편익을 알 수 있다. 다쏘시스템의 라이선스 수익, Vertiv의 장비·서비스 매출, NVIDIA의 추가 출하도 각각 별도 근거가 필요하다. 고객 편익이 공급기업에 같은 금액으로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남아 있는 Disclosure GAP는 직접 계약과 과금·수익 배분, Polar의 정확한 적용 범위와 실행 단계, 모델의 포함·제외 일정, 실제 고객 성과와 전체 비용이다. 다른 현장에서도 유료 도입이 반복되는지, 맞춤 작업과 지원 부담을 감당하면서 이익을 남기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 공백은 확보 자료의 한계이며 법적 공시 누락 판정은 아니다. 최신 정정·철회·후속 발표의 전수 확인 역시 완료되지 않았다.
 

다쏘시스템·Vertiv의 협력은 AI 인프라의 가치를 장비 성능과 함께 시설 준비시간으로 설명하려는 접근이다. 한국 산업이 주목할 것은 ‘최대 30%’라는 숫자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설계와 현장을 연결해 실제 가동·비용·계약으로 증명하는 능력이다. 그 연결이 확인될 때 기술 협력은 고객의 경제성과 공급기업의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에디터 mail@k-news.co.kr